[2025년 글로벌 통화정책-①] 트럼프 올마이티와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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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갑진년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독주(獨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을사년 초부터 주마가편(走馬加鞭)을 계획합니다. 글로벌 정치권과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주판알 튕기기에 여념이 없을 전망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불확실성 속에서 내년 흐름에 대한 시장의 고민을 종합해 담았습니다. 주요국 통화정책과 뉴욕증시·채권·외환·상품시장을 전망하는 기획 기사를 일곱편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가장 주목한 입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었다. 그가 물가를 강조할 때는 테이퍼텐트럼(긴축 발작)이 우려됐다. 파월 의장이 시선을 고용시장으로 돌리자 긴급 금리인하가 거론됐다.
불안정한 연준 통화정책 컨센서스는 을사년에 더욱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파월 의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영향력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트럼프 올마이티(전지전능한 트럼프)'가 어떤 엔딩이 될지 시장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2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말 연준 연방기금금리(FFR)가 3.25~3.50%가 될 확률은 1%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상단 기준으로도 3%대를 기록한 적이 없다.
연준이 내년 상반기에 3.5%의 금리를 설정하는 시나리오는 올해 8~9월만 해도 30%가량으로 점쳐졌다. 지난 8월 5일에는 38.5%로 이른바 '대세'를 이뤘다.
이 자리를 4% 이상의 금리 전망이 꿰찼다. 내년 상반기 4.25~4.50%의 기준금리 시나리오 확률은 20% 내외다. 불과 3개월여 만에 시장의 전망이 100bp 정도 달라진 셈이다.
이러한 변화를 초래한 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다. 그는 일찌감치 재정 확대와 감세, 무역 경쟁국에 대한 관세 등을 내걸었다.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미국 재정 적자는 향후 10년간 최대 15조5천500억달러(중앙값 기준)가 추가될 것으로 추정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최고 9.3%로 잡았다.
저명한 학자들은 트럼프의 정책이 연준의 금리인하 횟수를 줄일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 재무부 출신인 타라 싱클레어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연준이 상당 기간, 어쩌면 내년에 계속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고 점쳤다. 빌라노바대학교 경영대학원의 금융학 교수인 존 세두노프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BNP파리바와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연준 터미널레이트(최종금리) 전망치를 25~50bp 높였다.
전지전능한 트럼프 당선인은 유권자들에게 한 경제정책 약속 이행을 늦출 생각이 없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미국을 완전하게 다시 번영시키기 위해 일련의 대담한 개혁을 신속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