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 고집하던 RBA인데…"트럼프, 금리인하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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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호주중앙은행(RBA)이 트럼프발 무역 전쟁 이후 금리인하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불안을 이유로 금리 동결을 고집하던 스탠스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호주파이낸셜리뷰(AFR)는 25일(현지시간) 정보공개법을 통해 RBA가 작성한 '미국 대선 결과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관련 분석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선을 약 3주 앞두고 RBA가 내부적으로 준비해둔 것이다.
RBA는 시나리오별로 전망을 정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공화당이 상·하원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상황이 호주에 파급력이 가장 크다고 봤다. 이는 결국 현실이 됐다.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이 '극단적인' 무역 전쟁을 일으킨다면, RBA는 금리인하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대상국인 중국과 호주 경제의 커플링(동조화)이 강하기 때문이다.
RBA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에서 수출 수요 감소와 성장 둔화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을 초래해 주식시장과 호주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국채금리는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고 중앙은행이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AFR은 전했다.
이와 같은 RBA의 스탠스는 최근 분위기와 대조된다. 지난달, 미셸 블록 RBA 총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2~3%의 목표 범위 내로 지속 가능하게 되돌아오려면 1~2년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통화정책이 긴축적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RBA가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바꾸지 않을 수 있다고 점친다. RBA는 작년 11월에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이래, 아직 동결을 고집하고 있다.
그만큼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불확실성을 RBA가 크게 보는 상태로 해석된다. 무역 전쟁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의 성장률과 물가를 얼마나 떨어뜨릴지가 관건이다.
호주의 투자은행(IB)인 바렌조이는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수요가 줄면서 다른 국가들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공급 과잉으로 인해 미국 외 지역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RBA는 미국 경제에 대해 '제지되지 않는 트럼프' 여부가 중요하다고 봤다. 모든 정책이 트럼프 당선인 뜻대로 된다면, 미국은 인플레이션 반등과 함께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정책이 적정 수준으로 나오면 경제는 활성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